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피부암 발병률을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외선을 1급 발암 요인으로 분류하며, 전 세계 피부암 사망의 상당수가 과도한 자외선 노출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는 수시로 덧발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자외선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물리적으로 햇빛을 막는 양산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피부과 유화정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는 "자외선 노출을 완벽히 막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만으로는 부족하며, 양산을 활용한 물리적 차단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유 교수와 함께 자외선이 인체에 미치는 구체적인 위험성을 짚어보고, 가장 효과적인 방어막인 양산의 건강상 이점과 올바른 선택 기준에 관해 자세히 살펴본다.

기미·주름 부르는 자외선, '피부 노화 주범'… 피부 색소 침착도
자외선(uv) 노출은 피부 노화의 주요 외인성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자외선 a(uv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를 생성한다. 이 활성산소는 기질 금속단백질 분해효소(mmp)의 발현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킨다. 이렇게 증가한 mmp는 피부의 주요 구성 성분인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를 분해하여, 결과적으로 피부의 지지 구조를 약화시키고 주름과 탄력 저하와 같은 광노화 현상을 가속화한다.

또한, 자외선 노출은 색소 침착 반응도 일으킨다. 피부는 자외선에 노출되는 즉시 색소 침착과 지연성 색소 침착을 동시에 겪는다. 유화정 교수는 "자외선이 멜라닌의 광산화(photo-oxidation) 현상을 일으키고, 멜라닌 세포 핵 주변에 있던 멜라닌소체가 주변 각질형성세포로 재분포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색소 침착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은 멜라닌 세포의 수와 크기를 늘리고, 타이로시나제(tyrosinase) 효소를 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기미, 주근깨와 같은 색소 질환이 더욱 짙어지고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피부암, 백내장, 탈모 등… 전신 건강 위협해
자외선의 위협은 피부 노화와 색소 침착에 그치지 않는다. 유화정 교수는 "자외선은 광노화나 색소침착 문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피부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피부암 사망자 약 12만 명 중 상당수가 과도한 자외선 노출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어린 시절의 자외선 노출은 성인기 피부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데, 미국 피부암 재단(skin cancer foundation)의 연구에 따르면 10대에 심한 일광 화상을 5회 이상 경험할 경우 흑색종 발병 위험이 2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외선은 눈 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백내장으로 인한 실명 사례의 최대 20%가 자외선 노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거나 이로 인해 악화한다고 분석한다. 또한, 미국 안과 학회(aao)는 자외선이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손상을 주어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황반변성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경고한다.

두피와 모발 역시 자외선의 위협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의 혈관을 확장시키고 염증을 유발하여 모근 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며,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2015년 국제 학술지 '광화학 및 광생물학 저널(journal of photochemistry and photobi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은 모발을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인 케라틴의 결합 구조를 파괴하여 모발의 인장 강도를 약화시키고 건조함과 끊어짐 현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 물리적 방패막… "피부·눈·두피 동시 보호"
유화정 교수는 "자외선 관련 질환은 일반적으로 장기간 노출이 누적되어 나타나므로, 평소 자외선을 꾸준히 차단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외선 차단제는 권장량을 모두 바르기 어렵고, 2~3시간마다 덧바르지 않으면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양산은 강력한 물리적 차단막으로 작용해 신체를 자외선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한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 연구 결과, 양산은 얼굴에 도달하는 자외선 a(uv-a)와 b(uv-b)를 최대 90%까지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피부암, 광노화, 색소 질환 등 자외선으로 인한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산의 이점은 자외선 차단에만 그치지 않는다. 2018년 서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양산 사용은 체감 온도를 최대 10도까지 낮추고 땀 발생을 줄여 여름철 열사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양산 하나로 피부는 물론 전신 건강까지 동시에 지킬 수 있다.

uv 차단율 확인... "겉면은 밝은 색, 안감은 어두운 색"

자외선 차단을 위한 목적으로 양산을 고를 때는 몇 가지 기준을 알아야 한다. 우선 국가기술표준원(kats)의 '표준 양산' 규격에 부합하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표준 양산은 양산 살의 길이에 따라 85~90% 이상의 자외선 차단율을 갖춰야 하며, 제품에 'uv 차단율 00%'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재와 색상 선택도 중요하다. 유화정 교수는 "조직의 밀도가 높은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소재가 적합하며, 양산 안쪽을 검은색 또는 은색으로 코팅한 제품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즉 겉면은 흰색 계열의 밝은 색상으로 햇빛을 반사해 열을 차단하고, 안감은 어두운색으로 지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까지 흡수하는 제품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러한 구조의 양산은 피부와 눈을 이중으로 보호하는 효과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