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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도 척추수술 안전...적절한 시기·방법 선택해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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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척추 질환 환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척추 수술 연령대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척추·관절질환의 10년 간(2012~2021) 진단 및 수술 연령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1년 평균 수술 연령은 60.5세로 2012년보다 5.4세 높아졌다.

척추 질환 환자, 수술 환자의 연령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고령 환자는 수술에 부담을 느껴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고령 환자도 고난도 수술 치료가 가능해졌으나 두려움을 느끼는 고령 환자가 많은 상황. 이러한 가운데, 최근 80세 이상 환자의 척추 수술 안정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이목을 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방청원(제1저자)·김영훈(교신저자) 교수 연구팀은 65세 이상의 척추 수술 환자 2,056명 중에서 퇴행성 요천추 질환에 대한 척추유합술을 받은 환자 400명을 조사했다. 이어 고령 환자의 수술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80대 환자 49명과 65~79세 환자 49명을 선별하여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전과 수술 후 통증 정도를 척도로 나타내는 'vas(visual analogue score)'나 요통장애 지수 'odi(oswestry disability index)' 2개의 군에서 수술 후 주요 합병증 발생률의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정형외과 방청원, 김영훈 교수 연구팀(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게 연구의 의의와 퇴행성 척추 질환 치료의 현재를 물었다. 다음은 방청원, 김영훈 교수 연구팀의 일문일답.

q. 인구 고령화에 발맞춰 척추질환 환자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협착증과 디스크 탈출증이 가장 흔합니다. 디스크는 고령이 될수록 퇴행성 변화로 인해 소실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협착증 환자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협착증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으로 인한 척추질환 외에 요추 퇴행성 후만증 혹은 측만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는 노쇠함에 따라 등과 허리 근육이 약해지면서 점점 등이 굽는 병입니다. 등이 굽으면 전체적인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고관절이나 무릎에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추 퇴행성 후만증은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협착증과는 달리 비수술적 치료 효과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이때 시행되는 변형 교정 수술은 일반적인 척추 수술보다 범위가 넓고 난도가 높아서 신중한 진단과 치료 계획이 필요합니다.

q. 척추 수술 분야에 많은 발전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최근 주로 시행되는 수술은 어떤 것인 것 궁금합니다.
최소 침습으로 옆구리를 이용한 접근법과 척추 내시경 수술이 대표적입니다. 옆구리로 접근하면 척추 신경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 수술 후 회복에 필수적인 허리 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방으로 접근하는 만큼 혈관이나 장기 손상의 위험성이 있어 숙련된 집도의만 할 수 있는 수술법입니다. 내시경 수술도 작은 구멍 1~2개를 이용하는 수술법으로, 역시 근육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은 고식적인 절개 수술입니다. 척추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들은 안전하게만 한다면 고식적인 절개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환자들께서 최소 침습 혹은 내시경 수술이 모든 환자에게 우월하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옳지 않은 생각이라는 점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 성공적인 척추 수술을 위해 고려돼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 수술을 하는 것은 매우 옳지 않습니다. 이에 못지않게 수술적 치료로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환자들이 잘못된 정보나 믿음으로 비수술적 치료만 받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수술이 잘 되어도 신경 증상 회복이 잘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조기에 수술을 하면 안 되지만, 너무 늦게 수술을 해도 그 예후가 나쁠 수 있으므로 각 치료법의 적절한 시기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한가지 치료 이를테면 내시경적 수술 혹은 최소 침습 수술만으로 모든 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작은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작은 수술만 하면 되겠지만, 큰 수술이 필요할 때는 환자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하고 수술법을 계획하여 큰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하는 것이 적절한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80세 이상에서 척추 수술 안정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셨습니다. 척추 수술 환자의 고령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지금,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고 생각되는데요.
이번 연구는 외래에서의 흔한 경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고령의 환자분들은 대개 보호자들과 함께 병원에 힘들게 오시곤 합니다. 그 후 수많은 검사를 받아 수술 준비를 마치고, 수술의 필요성까지 충분히 이해해도 마지막에 나이 때문에 수술을 주저하시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깝습니다. 물론 일상 생활을 못하는 정도로 노쇠하셨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의료 환경이 세계적인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고령환자들은 기저질환의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척추 수술을 받기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저희 척추외과 의사가 계획을 잘 세운다면 이번 연구와 같이 80세 이상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아픈 노년이 아닌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 즉, 노년기 삶의 질 향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q. 최근 초고령 환자분들이 성경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앞서 말씀드린 의료 수준의 향상입니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최근 몇 년, 혹은 십여 년간 발달이 급속하게 진행됐고 의료 분야 또한 그렇습니다. 고령의 환자분들은 예전의 의료 환경을 생각하며 척추 수술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시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른 세상입니다. 의원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다방면으로 만성 질환이 관리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건강 수준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초고령 환자에게도 적극적인 척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이며, 실제로 점점 더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를 국제 학술지를 통해 증명한 것이 본 연구입니다.

두 번째는 척추 분야의 발전입니다. 역사적으로 1960~1970년대 대한민국을 겪은 분들은 그 당시 국내 환경상 아쉽게도 척추 관절을 포함한 전반적인 관절에 퇴행성 손상이 많습니다. 이런 사회 환경 때문에 국내 정형외과를 포함한 척추 외과 의사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왔고, 이 경험들이 쌓여 정형외과 및 척추 외과 분야는 현재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수많은 외국 의사들이 국내 척추외과학회를 참석하거나 연수 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이유가 성공적인 척추 질환 치료의 근본적인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q. 최고령층 수술 성공률이 높아졌지만, 수술 후 관리는 여전히 중요하겠죠. 수술 후 부작용 등을 예방하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서 관리해야 할까요?
초고령 환자의 경우 척추만 봐도 여러 부위가 다발적으로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어깨나 고관절, 무릎을 포함한 사지 관절도 함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례가 많은데요. 이 병변들은 대부분의 경우 오랜 시간에 걸쳐 생긴 질환이기 때문에 실제로 수술적 치료까지 시행되는 병변은 한두 군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의 증상을 잘 호전시켜도 지금은 증상이 없는 다른 척추 병변 혹은 관절 병변에 추가적인 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구부정한 자세나 바닥에 앉는 생활,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는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척추 수술을 통해 목부터 허리까지 곧은 자세로의 생활을 가능하게 만든다면 척추 수술 부위나 그 주변부, 더 나아가 사지 관절까지 안전하게 사용하고, 보호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생활습관이 개선되면 바른 자세를 유지한 보행이나 가벼운 운동을 시작할 수 있고, 건강한 노년의 필수적인 요소인 근력 및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점을 수술 후 궁극적인 목표로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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