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충치, 잇몸질환, 외상 등 다양한 이유로 손상되거나 흔들리게 됩니다. 이때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이 치아를 빼야 하나요, 아니면 살릴 수 있을까요?"입니다. 치과 입장에서 항상 중요한 판단 기준은 '치아 보존이 가능한 상태인가'입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임플란트의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자연치아를 쉽게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임플란트와 자연치아 보존 중 어떤 것이 더 좋은 선택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능한 한 자연치아를 보존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더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아무리 정교하게 만든 임플란트라도,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자연치아를 완전히 같은 수준으로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치료, 어디까지 가능한가
자연치아를 살리는 치료는 치아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습니다. 충치가 깊은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통해 염증 부위를 제거하고, 이후 보철물로 치아를 보강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잇몸이 약한 경우라면 치주치료와 스케일링, 잇몸 수술 등을 통해, 지지 구조를 회복시켜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치근을 보존한 상태에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 기술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단순히 흔들리거나 약해졌다는 이유만으로 발치를 결정하기보다는 보존 가능성을 충분히 평가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자연치아가 갖는 구조적·기능적 장점
자연치아는 우리 몸과 생리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감각이 살아 있고, 저작 능력도 우수하며, 잇몸 조직과의 친화성이 탁월합니다. 신경이 살아 있는 자연치아는 씹는 힘을 감지하고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과도한 힘이 가해질 때 스스로 보호 작용을 합니다. 또한 자연치아는 턱뼈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어 뼈 흡수를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반면 임플란트는 인공치아이기 때문에 감각이 없고, 장기간 사용 시 임플란트 주위염이나 주변 뼈 흡수 같은 한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가 적합한 증상은?
물론 모든 경우에서 자연치아 보존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치아 뿌리까지 균열이 있거나, 반복적인 염증으로 잇몸 손상이 심각한 경우, 혹은 치아를 유지하는 것이 주변 치아나 턱뼈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 임플란트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여러 개의 치아 상실로 교합이 무너졌거나, 틀니를 대체할 고정성 보철이 필요한 경우에도 임플란트가 기능적으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역시 치아 하나만이 아니라 전체 구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치료 선택의 기준은 '정밀 진단과 장기 설계'
자연치아를 살릴지, 임플란트로 대체할지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손상 정도만으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남아 있는 치질의 양, 치주 상태, 턱뼈의 높이와 밀도, 교합 관계, 주변 치아와의 조화, 전신 건강 상태, 구강 위생 습관까지 모두 고려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특히 치료 직후의 결과뿐 아니라 5년, 10년 후까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내다보는 설계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치과 전문의의 경험과 종합적인 진단이 필수적입니다. 임플란트는 훌륭한 치료 수단이지만, 치료의 출발점은 언제나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는지부터 충분히 검토하는 것입니다. 통증이나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늦추지 말고 조기에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